고위험 산모로 조산을 경험했던 엄마로서,
‘혹시 나도 조산할까’ 하는 불안을 가진 예비맘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겁주는 글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따뜻한 준비법을 정리해봅니다.
1. 조산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임신 27주 무렵이었다.
배뭉침이 잦아지고, 컨디션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큰 병원에서 진료를 본 결과, 입원을 권유받았다.
정밀 검사를 위해 일주일 정도만 있다가 퇴원할 줄 알았는데,
결국 10일 후 28주 6일에 응급 수술로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다.
조산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이야기였다.
건강하게만 자라고 있다고 믿었던 아이,
조용히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 몸,
그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체감했다.
하지만 당황하거나 두려움에 빠지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도 컸다.
그래서 오늘,
나처럼 갑작스럽게 조산을 마주하게 될 수 있는 예비맘들에게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준비를 함께 나누고 싶다.
2. 출산 가방, 너무 늦지 않게 준비하세요
보통 임신 36주 무렵부터 출산 가방을 챙긴다고들 한다.
하지만 고위험 산모이거나 다태아, 조산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28주 전후부터 출산 가방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조산 시에는 대부분 응급 수술이나 빠른 이송이 동반되기 때문에
가방 안에 꼭 넣어야 할 물품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추천 준비 리스트 (조산 대비용)
- 병원용 슬리퍼, 수면 안대, 물병, 손톱깎이 등 기본 세면도구
- 보호자용 노트북 or 휴대폰 충전기, 수첩과 펜 (기록용)
- 여분의 마스크와 손세정제
- 병원 진료기록 사본이나 고위험임신 관련 문서
- 보호자가 1~2일 생활할 수 있는 여벌 옷
- 모유 유축기 (입원 중 바로 필요할 수 있음)
- NICU 면회용 신분증, 출입카드 등
아이 물품은 대부분 병원 NICU에서 자체 준비하므로,
엄마 본인의 회복과 장기 입원에 필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3. 조산 가능성 진단 시, 병원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급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병원이 서울아산병원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선택이 우리 아이의 생명을 지켜준 결정이었다.
조산아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호흡, 심장, 체온 유지, 면역력 등 다양한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려면,
신생아 중환자실(NICU)이 잘 갖춰진 병원,
소아심장과, 소아외과 등 협진 시스템이 있는 병원,
그리고 무엇보다 조산아 케어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임신 20주 이후에는 미리 분만 예정 병원을 결정하고,
조산 대응 프로토콜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미리 상담해보는 것도
안정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4.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 내가 겪었던 감정들
입원했을 때는 걱정이 산더미였지만,
막상 아이가 태어나고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면서
나는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매일 반복되었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아이에게 미안해”,
“앞으로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같은 생각들이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럴수록 나는 스스로에게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엄마도 아이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 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
예비맘이라면 미리 알고 있으면 좋겠다.
조산은 실패가 아니다.
조산은 '조금 다른 시작'일 뿐이다.
5. 조산을 걱정하는 엄마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건,
누군가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서이다.
조산이라는 단어만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그 감정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조산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출산 가방을 미리 챙기고
✔️ 의료진과 의논하며 병원을 선택하고
✔️ 내 몸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 무엇보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고
✔️ 조산이더라도 충분히 잘 자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
이 다섯 가지가,
당시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준비였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의 나는, 5세 아이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계속되는 불안과 걱정이 있지만,
아이가 주는 행복, 사랑, 기쁨 감사할 뿐이다.
오히려 내가 배울때가 있는 날도 있을 정도이다.
엄마 화났어? 화내지마.
엄마 이제 기뻐졌어?
쪽. 내가 사랑해.
오늘도 화를 못참고 안돼라는 말을 외친 나에게....화가 난다. ^^ 죄책감을 안고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반성하고 있다.
이런 반복을 겪으면서도 아참, 내가 조산을 했었지 하는 날도 많다.
내일은 서울 아산 병원에 진료 보러 가는 날이니 만큼, 일찍 아이를 재웠다.
빨리 안잔다고 화를 냈지만...그래서 미안하지만...내일 아침에는 레고놀이 하면서 아이와 교감하고 병원을 다녀올 것이다.
그렇게 나도 성장하고 있다.
고마워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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